직접 만든 나무 싱크대:
벌써 꽤 오래전 일이다.
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하고 두세 번 매장 이사를 해보니,
소품 재고를 이고 지고 이사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!!라고 결론을 내렸다 ㅋㅋ
정말 몇 날 며칠 포장만 하다가 쓰러짐.
그래서 2012년 우리 집 어린이가 초등학교 2학년 되던 해 아파트 상가를 하나 샀다.
상가를 구매하면서 집 이사도 결정이 되어 가게 이사와 집 이사를 병행.
레알 죽다 살아났지만 내 매장이 생긴 게 내 집 마련만큼이나 기뻤었다.
그땐 가게에서 쓰던 대부분의 가구들을 직접 만들어 썼는데,
그중 가장 오래걸리고 또 가장 애착을 가지고 만들었던 건 단연 싱크대였음.
세라믹 싱크볼에 아메리칸스탠다드 수전을 달고,
상판엔 타일을 붙여서 나름 완성도 있게 만들었었다.
평생 싱크대만큼은 안 버리고 잘 간직하려고 했는데 ㅋㅋ
10년 넘게 한 쇼핑몰을 때려치우면서 가구들에 대한 애착이고 뭐고 다 던져서 부숴 버렸다.
어차피 우리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는 가구의 양은 한정적이고,
그냥 그만하면 됐다 싶어서 다 포기했었다.
그냥 그 당시 내 기분이 그랬던거 같다.
사진이라도 많이 남겨둘걸 하고 후회하는 건 사람에게나 물건에게나 마찬가지 인가보다.
엄마가 아플 땐 나중에 사진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었는데,
엄마가 돌아가신 지금은 엄마 목소리도 모습도 많이 그립다.
매장에 가득하던 내 손때 묻은 가구들을 버릴 땐 속이 다 시원했는데,
가끔 온전히 나 혼자 만들어냈던 그 작은 공간 속 공기마저도 그리울 때가 있다.